반갑습니다 위원장 박 재문 입니다.
오늘 같은 좋은 날씨에는 이런 회의장이 아닌 봄볕이 내리 쬐이는 야외에서
자리를 마련하는게 오히려 좋을 듯 합니다.
아뭏튼 오늘 노사 간부가 함께하는 뜻 깊은 자리를 갖게 되어 한편으로는
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.
지난 2002년은 우리 노,사 쌍방이 뼈아픈 상처를 남긴 한 해였습니다.
뒤돌아 보면 노,사가 대화 부족으로 상호간의 의사 전달이 제대로 되지
않았으며 그로 인해 불신의 벽이 두터워진 채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될
가슴 아픈 상처를 남겼습니다.
하지만 어제는 어제의 일 일뿐입니다.
더 중요한 것은 과거의 아픈 기억이 아니라 과거의 아픔을 밑거름 삼아
노,사가 함께 살아가는 길을 찾고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찾는 것입니다.
그렇게 된다면 아픔은 아픔이 아닌 큰 교훈으로 남겨질 것입니다.
그리고 노,사 모두는 지금부터 모든 일에 대해 다시 한번 사려 깊게
생각해야 할 때입니다.
잘못된 생각과 판단은 아픔을 교훈으로 바꾸지 못한 채 더 큰 상처가
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.
지난 일에 대한 진정한 반성이 뒤따르지 않는 한 상처는 상처로 돌아오고
아픔은 더 큰 아픔으로 돌아오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.
이 기회에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의 활동과 회사는 노무관리 등 여러 면에서
다시 한번 생각하고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.
지금 외부의 노사관계는 빠른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.
이 때에 노,사가 힘을 함께하지 않으면 시대의 변화속도에 따라가지 못하고
영원히 뒤쳐지고 말 것입니다.
그리고 마지막에는 노와 사가 스스로 자멸하고야 말 것입니다.
자본은 투명경영을 통한 공정한 이익분배를 하고,노동자는 현장에서 최상의
좋은 제품을 생산하여 그 제품이 가격이나 품질로써 경쟁력을 갖출 때
회사는 더 나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고 현장 조합원들 또한 주인
의식을 갖고 생산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.
반대로, 경영자가 분식회계 등 불법과 편법을 동원한 불투명한 경영으로
경영자의 부 축척에만 급급 한다면 현장의 분위기는 불을 보듯 뻔 할
것입니다.
최근 영업적인 면에서 “고객만족” 이란 말을 많이 쓰는 것을 봅니다.
지금은 “고객만족”이 아니라 고객을 까무라 치게 하지 않으면 않 될때
입니다.
그리고 고객은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.
수 십 년간 고통을 분담하며 아무 말없이 열심히 일해온 여기의 모든
종업원들이 최고의 고객이라는 관념의 전환도 이제는 이루어 질 때라
봅니다.
앞으로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의 조합원만을 위해 일하지는 않을 것입니다.
현장 모든 노동자들을 위해 그들의 눈과 입이 될 것입니다.
오늘 이 자리는 노동조합 및 회사 간부님들이 함께 한 뜻 깊은 자리 입니다.
노,사 간부님들께 위원장으로써 한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.
먼저 회사 간부님들은 현장 각 팀의 장으로써 팀원들로부터 존경을
받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 주십시요 하는 것입니다.
물론 그 방법에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팀장으로써 팀원들에게 존경 받지
못하고 팀장의 역량을 다하지 못하다면 팀원들 또한 일 할 맛이 나지
않을 것입니다.
그리고 노동조합 간부님들께는 먼저 솔선수범 해 주십시오 하는 것입니다.
현장에서 노동조합의 간부가 먼저 행동으로서 생산성 증대를 위해 몸으로
실천하는 노동조합 간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.
노동조합 활동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.
현장 조합원보다는 한번 더 고민하고 한발 더 움직이는 현장에서 몸으로
움직이는 노조활동을 부탁 드립니다.
2003년 올해에도 임금인상을 위한 교섭이라는 장벽이 우리에게 직면해
있습니다.
2003년은 그야말로 노,사 신뢰가 바탕이 된 한층 수준 높은 임금교섭이
되고 노사가 함께하는 건전한 노사문화 형성의 원년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
않습니다.
아무쪼록 오늘 노사간부 합동 수련회에서 노사 간부 상호간의 허심탄회한
대화가 오고 가기를 바라며 그 대화를 바탕으로 서로가 공영할 수 있는
방법에 대한 의견의 일치가 이루지기를 바랍니다.
마지막으로 오늘 이 자리가 노사간의 벽을 조금이라도 허물고 신뢰와
믿음을 쌓을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. 감사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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